[pub조선 / 이인배의 나무와 숲] 김정은 위원장, 문 정부 배려와 기대 저버린 듯 - 이인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

by 연구위원 posted May 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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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배의 나무와 숲

김정은 위원장, 문 정부 배려와 기대 저버린 듯

pub조선.com

입력 2019-05-07 10:46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한반도미래포럼 수석연구위원

 

 

북한은 2019년 5월 4일 오전 9시 6분쯤부터 27분까지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북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2017년 11월 29일 새벽 3시 17분 사거리 13,000km 수준인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1년 6개월만이다. 지난해 3월 5일 평양을 방문한 대북특별사절단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로 새벽잠을 설쳤는데, 이제는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선물을 안겼다. 이번에도 새벽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아니니,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은 지켰다고 봐야 하나?

다음날 조선중앙TV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과 이를 만족스럽게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대내외에 공개했다. 발사한 미사일은 두 가지였다. 300mm 방사포(이름은 ‘포’이나 정밀유도기술까지 탑재한 미사일) 수발과 ‘북한판 이스칸다르(ISKANDER)’로 알려진 단거리 지대지탄도미사일이었다.

300mm 방사포는 2013년 5월 처음 발사를 시도한 이래, 유도기술을 점차 발전시켜 2017년 4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합격점을 준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200km로 한반도 중부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해, 군사무기 전문가들은 당시 이 방사포가 완전하게 개발된다면 한반도 안보 상황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다른 하나의 미사일은 단거리지대지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의 특성은 탄도미사일의 속도와 순항미사일의 자유로운 괘도변경 기술을 갖춘 하이브리드식 유도미사일로 탑재할 수 있는 탄두중량이 500kg으로 경량화, 소형화에 성공한 북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 방어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드나 패트리어트 미사일로는 방어할 수 없는 미사일이다. 더욱이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이동식발사차량을 이용하면 발사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다르 미사일은 대한민국을 겨냥한 핵탄도미사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우선 남북관계 관리에 방점을 둔 듯하다. 군 당국은 당초 미사일 발사였다고 발표했는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발사체’로 수정했다. 국내적인 반발 여론과 국제사회 특히 유엔에서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새로운 제재 여론 부상을 우려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국가안보의 관점에서의 초동조치라기보다, 정무적 판단을 우선한 조치로 보여진다.
 
그러면 현 시점에서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가 갖는 전략적 의미를 차근차근 따져보자.
 
첫째, 북한판 이스칸다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일단 영리한 선택을 했다. 2009년 유엔안보리결의 1874호는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관련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있어,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가 유엔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이나 러시아는 호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더욱이 원천 기술이 러시아인데 러시아가 나서서 추가적 제재에 호응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도 있었지 않은가.

둘째, 단거리 미사일 발사였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는 미국을 자극하되, 협상의 판을 먼저 깨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전략적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한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냉정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의 판을 ‘먼저’ 깨지 않겠다는 것이지, 협상을 위한 사전 기싸움으로 봐서는 안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실무협상→북핵포기 로드맵 합의→미북 정상회담 개최’ 방식은 북한이 당초에 생각이 없었다. 양보하면서 협상테이블에 앉고 싶지는 않지만, 상황이 악화되어 미국이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리게 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미국을 불편하게 만들어 미국이 양보안을 들고 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고 북한이 먼저 변화된 입장을 내놓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셋째,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키고 한 합의사항을 위반했다. 북한의 대남 대화 기조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되고, 지난달 12일 워싱턴D.C에서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先비핵화 後경제제재 해제 원칙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 것을 확인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듯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북한의 대남 화해 제스처는 민족화해의 목적도, 급작스럽게 탄생한 우리 정부에 대한 존중 때문도 아니었다. 구두 핵폭탄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고 더욱 강력하게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누그려뜨리거나, 변화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사라진 마당에 굳이 대화에 나설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번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세 번이나 이뤄낸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어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이틀째 회의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발언을 했을 때, 우리 정부는 각오했어야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이 새롭지 않은 ‘새로운 길’이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우선 눈속임 평화 공세의 유통기한이 끝났음을 깨달은 듯하다. 그렇다면 본색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핵실험은 하지 않을 것이나 핵물질과 핵탄두 제작에 박차를 가하며, 핵동결 자체의 가치를 높이며, 새로운 미북협상의 칩(chip)을 준비할 것이다. 협상 내용의 변화와 함께 협상 방식도 양자에서 다자체제로의 변화를 꾀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북러정상회담에서 정지작업은 마친 상태로 보인다.

남북한 관계도 냉각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돌이킬 수 없는 평화’는 당초부터 불가능한 구호였는지 모른다. 지난 1989년 11월 영변 5MWe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인출하면서 시작된 ‘북핵문제는 모든 종류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압도’했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은 1993년 북한의 핵활동 신고의 중대한 불일치를 확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특별사찰 요구의 거부로 발생한 1차 북핵위기로 사문화되었다.
 
2000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의 감동도 2002년 북한의 IAEA의 핵동결 시설 봉인 제거로 발생한 2차 북핵위기로 물거품이 되었다. 그리고 2007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약속한 구체적인 남북화해 협력 계획들도 2009년 5월 두 번째 핵실험의 충격으로 그 동력을 잃어버렸다.

지난 30년간의 북핵 갈등과 남북한 관계의 역사를 볼 때, 핵문제 해결 없는 남북한간의 평화는 사상누각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평화’는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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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nNewsNumb=20190531012&nidx=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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