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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The Column] 정의연의 적폐를 계기로 다시 생각하는 위안부 문제

 

 

피해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인데 정대협·정의연으로 착각하는 것 아닌가
위안부 문제 해결되면 존재 이유와 활동 공간 위축… 이해관계 상충 소지 있어

 

조선일보

입력 2020.05.16 03:20 | 수정 2020.05.16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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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객원논설위원 ·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표방하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의 위선과 적폐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8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폭탄 발언이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이용수 할머니는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자를 향해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고 했다.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대해서도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성금도 피해자들에게 쓴 적이 없고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은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 외에는 입 밖에 낼 수가 없다. 언론이나 정부 당국자는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실체를 알고 있어도 이를 보도하거나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어온 성역이었기 때문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용기는 이런 성역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일이다.

 

정의연의 실체를 떠나 차제에 위안부 문제의 해법에 대해 곱씹어볼 문제 세 가지만 제기해보겠다.

첫째,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법으로 일본 정부에서 명시적인 국가 책임 인정을 받아내는 것 외에는 어떤 차선책도 거부할 것인가? 명확한 국가 책임 인정이 최선의 해법인 것은 분명하나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영원히 미결로 남겨둔 채 일본이 역사의 짐을 계속 지고 가게 하는 방안이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의 국가 예산에서 10억엔을 받은 것은 일본의 간접적 국가 책임 인정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이 국가 책임이 전혀 없다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국가 예산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2018년 11월 21일 '화해·치유 재단' 해산을 발표하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지만 파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일 간 기존 합의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라면 일본에서 받은 10억엔을 지체 없이 되돌려주는 것이 순리이다.

 

둘째, 정부가 내세우는 '피해자 중심주의'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비판한 논거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면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인데 정대협·정의연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대다수 등록된 피해자는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의 적절한 사과와 보상을 통한 해결을 바라지만 정의연으로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와 활동 공간 위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상충될 소지가 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정대협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자금 수령을 거부하도록 종용했지만 생존 피해자 47명 중 35명이 정대협의 종용을 무시하고 보상금 수령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정대협·정의연과 피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상이함을 입증한다. 국세청 홈택스에 공시된 대로 정대협·정의연이 지난 4년간 모금한 후원금 49억2000만원 중 피해자 지원에 사용한 금액이 9억2000만원에 불과하다면 다른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하고 이들에게 기생해온 단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의연이 반일을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로 숭상하는 세력을 대변하면서 정치적 잇속을 챙기는 데 정신이 팔리면 위안부 피해자의 이익은 정치적 목적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대협·정의연이 피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면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면한 것이다.

 

끝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탈법과 불법까지도 용인할 것인가? 방방곡곡에 소녀상을 세워 위안부 피해자들이 다 돌아가신 후에도 일본의 만행을 되새기는 것은 역사 교육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공원이나 기념관 같은 품격 있는 곳을 제쳐두고 굳이 적법 절차를 생략하고 도로법을 위반하는 장소에 '불법 적치물'을 세우거나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반하여 외교 공관의 안녕과 위엄을 해칠 위치를 골라 설치하는 것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길일까? 일본에 대한 복수는 아무리 해도 모자라지만 거기에 끝없이 함몰되어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망가질 필요는 없다. 반일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도 있다. 일본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상실하면 극일(克日)은 더 멀어진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전 외교안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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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5/2020051504467.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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