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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승의 한미 동맹] 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

 

뉴스투데이

입력 2020.02.10 11:06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전 국방정책실장

 

 

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강대국의 ‘힘의 정치’ 전략적으로 배합해 접근하는 지혜 발휘해야

[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철저히 국익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국가 목적에 부합되어야 한다.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추구하고, 중국이 ‘중국몽’을 우선한다면(China First), 한국도 ‘한국 제일주의’(Korea First)를 지향해야 하지 않는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은 ‘힘의 우위’(superiority of power)와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의 전략적 수단과 방법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한국은 자강·자위력과 한미동맹 관계를 토대로 강대국들의 ‘힘의 정치’(power politics)를 전략적으로 배합하여 접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1953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의 재래식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체제로 출발했다. 1964년 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로서 수량 증가와 성능 향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므로 한미 동맹은 북한과 주변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현행 ‘재래식 전력과 태세 위주 동맹’에서 ‘핵 동맹’(nuclear alliance)으로 진화시켜야만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한미 양국이 공들였던 북한 비핵화 대화는 표류 중이며, 지금까지는 북한의 판정승이다. 북한의 행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미 동맹의 통제범위를 점점 더 벗어날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1935년 영국 의회에서 나치 독일의 전쟁 위험을 경고하면서 “상황을 감당할 수 있던 때는 방치했다. 이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어떤 해법을 적용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탄식했다.

이런 역사의 교훈을 살려 한국 정부는 모호한 ‘중재자’ 역할에서 벗어나 한미 동맹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동맹 차원에서 비군사적·군사적 과제를 보다 더 체계화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미 안보기제의 발전에 관한 협의에서 상호 이견을 좁히는 등 동맹 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면 시간은 다시 우리 편이 될 것이다.

국제사회와 외교적 공조체제 강화하고 강력한 제재 지속해야

 

한미 동맹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외교·정보·경제 등 비군사 분야의 방법과 수단들을 발굴·적용하여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북한과 협상의 창을 열어두면서, 북한이 핵을 보유해도 쓸모없고 북한체제만 곤궁하고 불안정해진다고 인식하도록 유엔과 국제사회, 중국·일본·러시아와의 양자 및 다자 대화에서 외교적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 경제가 지금 같은 강도의 제재를 향후 2년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맞고 북한이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걷어차지 않는 것을 보면 대북 제재의 효과는 분명하다. 이는 작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입증됐다.

만일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한다면 추가적인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컨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게 ‘뒷문’(Back Door)을 열어 놓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제2397호(2017.12.22.)에 따라 지금은 원유와 정유제품의 공급량을 각각 연간 400만 배럴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이 공급량을 추가 감축하면 북한은 견디기 힘들 것으로 본다.

북한 인권 문제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방안 추진해야

북한은 가장 지독한 인권유린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지난해 12월 18일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되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2005년부터 시작되어 15년째였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가장 책임 있는 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적절히 조치할 것 등을 2014년부터 6년 연속 권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반발을 의식하여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북한의 존엄과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사회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적대 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조작된 결과물”이라며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이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미북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북한 핵 위협의 본질은 김정은 정권의 존재 양식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의 핵심 문제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다는데 있다. 북한주민에게는 표현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결사 및 집회의 자유 등과 같은 기본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행위는 공산 독재체제를 3대 째 세습하는 과정에서 누적됐고, 이 정권의 생존에 필요했던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면서 더욱 더 악화됐다. 따라서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의제이다.

북한은 최고의 인권 국가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최고 존엄’인 김정은을 국제 형사 재판소에 회부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는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은 자신들의 내재적 논리에 따라 자위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인권 문제는 궤변적 주장으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북한은 이 문제에 강하게 반발하면 할수록 수세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5년 6월 UN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설치됐고, 2016년 3월 북한 인권법도 통과됐다. 미국과 UN 등 국제사회에도 북한 인권 정책을 펼칠 성숙한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적 환경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는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 정책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예컨대, 북한 사회의 폐쇄적 장벽을 뚫고 외부 정보가 유입되도록 적극적인 조치들을 실행하면서 국제사회가 동참하도록 견인해 나가야 한다.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의식과 정서에 영향 주는 심리전 전개해야

작년 12월 고위급 탈북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심리전을 수행하는 것”이며 “핵폭탄 같은 위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문제를 풀기 위해 효과적인 대북 심리전을 전개하여 북한 체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편으론 한미 양국 정부가 대북 심리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관련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본래 심리전과 선전술은 간접 전략에 속하는 것으로 주로 정치외교적·비군사적 수단과 방법으로 상대국 주민의 태도 변화와 체제 내부의 동요가 일어나도록 유도하고 조장하는데 목적이 있다. 한미 동맹 차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정교한 심리전을 전개한다면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의식과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면 북한 독재자와 관료계층, 관료계층과 주민을 분리시켜 ‘위’와 ‘아래’로부터 북한체제의 변화를 가져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은 2018년 4월 전방 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했고, 대북 라디오 방송의 컨텐츠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게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 심리전의 최종상태는 ‘성안의 주민들이 잠긴 성문을 스스로 열어 성 밖의 세계와 연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즉 북한 지도부가 관료계층과 주민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이 되거나, 정치권력을 새로운 지도체제에 이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 사회를 모범적으로 인식하고 외부 세계를 신뢰하며 동경하는 마음과 자유 시민의식을 갖도록 해야 비로소 성공 가능하다. 이를 위해 북한 사회의 폐쇄적 장벽을 뚫고 외부 정보가 유입되도록 다양한 경로를 개설·활용하여 자유의 물결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체육·예술·학술·문화 행사 등 순수 민간교류협력, 미국의 소리(VOA)·자유아시아 방송(RFA)·KBS 한민족 방송 같은 공중파 방송, 장마당에서 획득 가능한 발간물·USB, 전단 등의 경로로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의 뉴스와 일상생활에 관한 정보, 음악·영화·드라마, 탈북민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행복한 삶의 모습, 북한체제의 실상, 비참한 인권 유린 사례 등의 컨텐츠를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과정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국제기구들이 동참하도록 견인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러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게 될 것이다.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 전 국방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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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7. [시론] 주요국 선거의 외교적 함의 - 신각수 이사 (법무법인 세종 고문, 전 주일 대사)

  108. [칼럼/동아광장] 방통위는 무슨 이유로 對北방송 가로막나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09. [칼럼/동아광장] 치명적인 對北 해운제재, 주저할 이유 없다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10. [시론] 한국외교 인프라 정비 서두를때 - 신각수 이사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장)

  111. [칼럼/동아광장]독자 핵무장, 득보다 실이 압도적으로 크다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12. [인터뷰/조선일보] "韓·日, 북한 들렀던 모든 선박 입항막는 海運제재를"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13. [긴급좌담/문화일보] “北 제재, 이란의 10분의 1도 안돼… 이 정도론 꿈쩍도 안해”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14. [칼럼/동아광장]북한 지뢰도발 대응에 문제없었나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15. [칼럼] 김정은이 최후통첩 했는데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116. [시론] 아베 담화와 韓日 역사화해 - 신각수 이사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장)

  117. [Commentary] The Iran Nuclear Deal and the North Korean Nuclear Issue - Chun Yungwoo, Korean Peninsula Future Forum

  118. [Commentary] The Iran Nuclear Deal and Its Implications for North Korea - Chun Yungwoo, Korean Peninsula Future Forum

  119. [칼럼 / 동아광장] 이란 核합의로 핵 非확산 체제는 깨졌다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120. [칼럼] 사드 관련 루머와 진실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장)

  121. [뉴스투데이 / 류제승의 한미 동맹] 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

  122. [국민일보 / 국민논단] 비핵화가 북한의 새로운 길을 보장한다 -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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