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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사이드칼럼] '세계의 화약고' 이란과 북한

 

매일경제

입력 : 2020.01.22 00:07:01    수정 : 2020.01.22 00:07:01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외교부 차관

한반도미래포럼 이사

 

 

  2020년 새해 벽두부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의 피살로 중동에 긴장이 고조됐다. 솔레이마니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신임이 두텁고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실상 2인자로, 중동에서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예멘 후티 반군으로 이어지는 시아초승달그룹을 주도한 강경파다. 미국의 이란 전문가 마크 두보비츠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정보부장, 국무장관, 합동특수작전사령관을 합한 정도로 비중이 크다. 보복으로 전면전까지 거론되던 상황에서,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을 미사일로 공격했고, 미국은 경제제재로 대응함으로써 더 확전되지는 않았다. 이란이 공격을 이라크에 사전 통보함으로써 미군 희생자는 없었다. 양국 모두 계산된 절제로 일단 보복 악순환에 따른 상황의 추가 악화를 막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이란혁명 이후 40여 년에 걸친 뿌리 깊은 미·이란 간 대립의 연장선상에 있고, 이란의 추가 보복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미·이란 관계는 2018년 5월 미국이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제재 강화로 최대 압박 정책을 쓰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시설 공격, 호르무즈해협 내 기뢰 부설, 미국 드론 격추 등으로 악화 일로였다. 최근에는 미군기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공습한 데 대해 미군기지 포격과 미국대사관 습격으로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수일 내 이란의 공격 징후에 대한 선제적 자위권 행사로 정당화했지만, 전임 부시·오바마 대통령은 효과보다 위험이 커서 제쳐놓았던 선택지였다. 이런 맥락에서 남부 기독교 표, 유대인 지원, 탄핵 정국 물타기 등 국내 요소를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손실이 크겠지만 알카에다의 빈라덴, IS의 알바그다디 같은 지도자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원리주의 테러그룹과는 달리 제도화된 인재 풀이 크다는 점에서 공백을 쉽게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우크라이나 민항기 격추로 반전이 있었지만 제재 후유증으로 소요가 계속되던 이란 정부를 도왔고, 이라크 주권 침해에 반발한 아딜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의회의 미군 철군 요구로 중동 내 입지를 좁혔다. 또한 이란의 핵합의 이탈을 가속화시킴으로써 핵 확산의 위험도 증가했으며, 중동에서 미군을 줄이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유럽 동맹국을 당황하게 하고 러시아가 어부지리를 취하게 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미국은 크게 얻은 게 없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째,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중동이 북핵 문제보다 미국 외교의 우선순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북핵 해결을 서둘러야 하는 우리에게 불리할 것이다. 둘째,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행태가 대선 전략을 우선하고 이번 작전에 관한 미국 여론이 보수·진보 당파로 완전히 나뉘었다는 점도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이번 드론 공격은 참수작전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북한에 위협이 되겠지만 역으로 핵에 더 집착하게 하는 부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다. 넷째, 북한과 이란은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추구와 북한의 제재 회피 필요가 결합해 핵 확산을 가져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다섯째, 석유 가격이 상승했지만 셰일가스 존재로 큰 교란은 없었다. 다만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거나 항행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우리의 에너지 확보와 세계 경제에 타격이 예상됨을 유의해야 한다. 우리의 에너지 공급원이자 건설시장으로 중요한 중동은 분쟁이 일상화돼 있고 이해가 복잡하며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늘 신중히 접근하고 정보 수집과 위기 대응 체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신각수 객원논설위원·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외교부 차관

한반도미래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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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1/7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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