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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 북한산 석탄 불법반입은 국가적 수치다

 

유엔제재 위반 北석탄 국내 반입 만일 정부가 숨기고 방치한다면
‘국가책임’으로 신뢰에 큰 타격

비핵화 없는 남북관계 오래 못 가… 김정은 위해 더 추락할 순 없다

 

동아일보

입력 2018-08-09 03:00 수정 2018-08-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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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해 8월 5일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광물 등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결의 2371호를 채택했다. 그 이후부터 북한산 석탄이 본격적으로 국내로 반입되기 시작한 사실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위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와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관련 정보를 제공받고도 해당 선박을 억류하지도 않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의혹을 키우고 있다.

철저한 제재 이행체제를 갖춘 나라에서도 민간기업과 개인의 위반행위를 모두 적발하여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한 최선의 체제를 구축하고 위반행위를 엄벌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북한의 제재 위반 수법이 제3국 또는 공해상 환적 등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정부가 상습적 불법행위를 근절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제재 위반 의혹이 있어도 확인하는 노력은 고사하고 숨기는 데 급급하고, 불법활동을 일삼는 요주의 선박들이 우리 영해와 항구를 무사 통행 및 출입하도록 방치한다면 이는 불법을 저지른 기업과 개인의 책임을 넘어 국가의 책임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북한 비핵화의 최대 이해당사자로서 철저한 결의 이행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한민국이 북한의 불법 외화 조달의 거점이 될 정도로 망가진다면 국가적 수치다. 정부가 조속한 진상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제재이행체제를 보완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첫째, 대한민국의 품격과 국제적 신뢰성에 가할 타격이다. 유엔헌장 7장에 따른 안보리의 결정은 특별 국제법으로서 이에 반대하는 회원국에도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국내기업에 대해 법적 의무의 준수를 강제할 능력이 없는 나라는 법치를 중시하는 선진 문명국가로서의 신뢰성을 잃고 국제적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철저한 제재이행을 설득하지는 못할망정 비핵화를 방해하는 나라로 지탄받을 일은 자제해야 한다.

둘째, 제재 위반 기업과 국가가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이다. 북한산 석탄을 불법 수입한 기업과 수입대금을 결제한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받아 파산하거나 자산가치가 폭락한다면 경영진의 민형사상 책임과 주주들의 손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한 제도가 부실하거나 정부가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할 수 있다. 정부가 패소하면 국민의 혈세로 외국인 투자가들의 손실까지 배상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HSBC를 비롯한 유럽 굴지의 은행들이 미국의 이란제재법 위반으로 50억 달러가 넘는 벌금을 물었지만 관련 국가의 귀책사유는 없었다. 미국이 한미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한번은 눈감아 준다고 해도 재발을 막지 못할 경우에는 우리 기업에만 면죄부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를 위한 제재완화 요구를 수용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셋째, 천재일우의 비핵화 기회를 날려 보낼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더라도 핵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도 버틸 방법이 있다면 순순히 내려놓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제재가 부실해지는 만큼 북한에 비핵화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킬 의지와 힘을 제공하고 핵을 포기할 인센티브를 박탈한다. 모처럼 찾아온 비핵화의 기회를 차버리는 자책골을 범하는 셈이다.

넷째, 한미공조의 파탄 위험이다. 양국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과 신뢰가 공조의 생명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레버리지는 대부분 미국을 움직일 공조의 힘에서 나오고 미국의 정책결정을 우리의 이익에 맞게 움직일 힘은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기여에 비례한다. 북한이 아직 핵 동결에도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에 조급해한 나머지 비핵화의 핵심 수단인 대북제재 이행에서 엇박자를 낸다면 한미 간의 신뢰와 공조는 파탄을 면키 어렵다.

끝으로 정부가 원하는 남북관계의 지속적 발전에도 결과적으로 해악이 될 뿐이다.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은 핵무기에 대한 김정은의 집착이다. 비핵화 없는 남북관계는 아무리 진전되어도 오래 지속될 수 없고 결국은 시시포스의 신화처럼 제자리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정은을 위해 대한민국이 더 이상 추락할 수는 없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 아산정책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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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80809/914339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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