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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포럼


[한반도24시] 2차 北美정상회담이 재앙 안되려면

 

협상대상 '북의 비핵화'로 정의
핵위협 해결할 포괄 로드맵 합의
성급한 대북제재 해제는 피하고 한미동맹은 공고히 유지해야

 

서울경제

입력 2019-02-17 17:17:10

 

 

2차 북미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예측하기 어려운 회담 결과를 놓고 희망 섞인 기대와 암울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이번에는 1차 회담과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반면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회담 성과에 대한 북미 간 합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회담을 불과 열흘 남겨놓은 지금 양보할 리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로서는 마음 편하게 관전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회담 결과에 따라서 자칫 우리에게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에 그야말로 ‘신의 한 수’ 같은 선물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의 조부나 부친은 꿈도 꾸지 못한 현직 미국 대통령과의 대등한 정상회담이라는 소원을 성취했다. 이 회담을 전후해 가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과 북한의 위상은 몰라보게 높아졌다. 북한은 6·12북미정상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를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구축’ 뒤에 3순위 합의로 넣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모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발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하고 언젠가는 주한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덤을 얹어주었다. 이것보다 더 좋은 회담 결과가 또 있을까.

2차 북미정상회담은 1차 회담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를 시작할 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있다.

첫째, 북미가 합의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의 비핵화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간 국제사회가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같느냐를 놓고 논란이 있어 왔다. 보다 못한 북한이 지난해 12월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말하는 비핵화는 미국의 핵 위협, 즉 핵전력 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핵우산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답을 내놓았다. 이런 생각이라면 백날 회담해도 소용없다. 한국이나 미국의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가 협상 대상이며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의 대화와 협상은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핵 위협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 로드맵에 대한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북핵 폐기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지 않고 일시적인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 미봉적 합의만 좇다 보면 북한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결국 북한의 핵 보유만 공고히 해주게 될 뿐이다. 최근 일각에서 북미 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조건으로 하는 협상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의 핵능력 중단 없는 핵 운반수단 폐기는 진정한 비핵화로 볼 수 없으며 이런 식의 미국에 대한 위협만 제거하는 합의는 한국과 미국의 안보이익을 분리시킴으로써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다.

셋째,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제재만 성급하게 해제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지난해 초 평화공세로 돌아선 데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북한 정권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1차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대북제재 압박은 느슨해지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비핵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된 꿈이며 제재 압박만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넷째, 한미동맹은 결코 북한과의 협상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한미연합훈련의 장기간 중단은 연합방위력에 심각한 지장을 가져온다. 북한이 비핵화에 협조하지 않으면 훈련을 정상화하는 것이 옳다. 북한의 핵과 재래식 위협이 지속하는 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주한미군 주둔은 우리 안보에 필수적이다. 북한의 선의에 기대어 스스로 한미동맹을 허물어트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서두르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도 확실한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회담을 미뤄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회담에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도출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재앙이 될 뿐이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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