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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의 퍼스펙티브] 6·12 미·북 합의 이후 '비핵화'의 길

 

 

매일경제

입력 2018-07-03 17:50 수정 2018-07-03 17:57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한반도미래포럼 이사

 

 

세기의 회담이라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끝난 지 3주가 지났다. 6·12 미·북 합의의 의미와 문제점을 되짚고 우리의 대응 자세를 다잡을 때다. 미·북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끝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미·북 간에 정상 차원에서 초보적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비핵화 동력을 확보한 반면, 합의가 당초 예상보다는 구체성을 결여한 선언적 성격의 비핵화 약속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약속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진정한 북핵 폐기의 전략적 결단을 의미하는지는 추가 협상을 지켜보아야 알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미·북 교섭의 `시작`은 분명한데 북한 비핵화의 `끝`은 불확실한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은 70년간 적대관계에 있던 미국과 북한이 정상 레벨에서 북한 비핵화의 과정을 새롭게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종래 2차에 걸친 비핵화 협상과 달리 정상 레벨에서 실무 레벨로 진행하는 방식(top-down)을 취하고, 정상 레벨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상호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비핵평화의 길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였다. 동시에 한국전쟁 휴전 이후 한반도를 지배하여온 냉전 구조가 북한의 대미·대일 관계 개선과 평화 체제 구축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해체의 전기를 맞았다는 점도 긍정적 진전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여러 문제점도 남겼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을 통해 대북 우위의 입장에서 교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회담 전 장담과는 달리 북한으로부터 별다른 구체적 약속을 얻거나 핵물질·무기·장거리미사일 반출 등 초기 조치를 확보하지 못한 사실은 앞으로 험난한 교섭을 예고한다. 그리고 핵협상을 국가과제로 보아 전문성과 함께 총력으로 임하는 북한을 상대로 한 일련의 교섭 과정에서 보여준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성과 이해력 부족 현상은 교섭 능력에 의문을 가지게 하였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 안보에 직결된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에 남긴 충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일방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중지(stop)`한다고 했고, 후에 미 국방부는 `정지(suspend)`로 정정했다. 교섭의 목적상 연합훈련 내용을 조정하거나 정지할 수 있겠지만 이런 결정은 한미 협의를 거쳤어야 한다. 또한 한미연합훈련을 북한 주장과 같이 `도발적`이라 하고, 한미 양국이 다뤄야 하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경향의 연장선상에서 한미동맹의 신뢰를 금가게 하는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제 북한 비핵화의 향방은 6·12 합의에 언급된 후속 회담으로 넘겨지게 됐다. 그러나 미국의 빠른 교섭 개시 요구와는 달리 3주일이 돼서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6월 19일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으로 북·중 관계가 거의 전통적 관계로 복원되면서 대북 제재 이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다 북한은 핵·미사일 시설 확장과 핵탄두·시설 은닉 등 반비핵화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는 정보다. 전체적으로 미·북 교섭 여건이 여의치 않은 만큼 차분하게 우리 국익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 노력을 재정비할 때다.

첫째, 폼페이오 장관이 시한을 설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북한의 핵무장 완성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폐기를 확실히 해야 한다.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겠지만 핵심 조치가 2~3년 내에 이뤄지도록 촘촘하고 효과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교섭·이행이 늘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핵물질·핵탄두·미사일 생산 동결이 선행되고 동결·폐기를 검증할 효과적 시스템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셋째, 북한 비핵화에 필요한 압력 수단은 이제 경제 제재만 남은 만큼 북핵 폐기 완료까지 실효적이고 빈틈없는 경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 넷째, 북핵 해결 과정에서 우리 안보의 기축인 한미동맹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북한 지원에 있어서 우리의 과도한 지원 부담을 막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평화 체제 구축은 북핵 폐기에 맞춰 완성되도록 해야 한다. 비핵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이다.

 

이번 교섭은 북한의 사실상 핵무장국가화를 막을 마지막 기회이고 기회의 창은 좁아지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와 개혁·개방의 길을 걸어 `동북아의 베트남`이 될지, 아니면 사실상의 핵무장국가로 `동북아의 파키스탄`이 될지 기로에 있다. 한미 협력, 주변국 공조, 국제사회 지원으로 전자의 길을 통해 한반도에 비핵평화를 가져와야 한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한반도미래포럼 이사 / 전 주일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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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8&no=419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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