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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 北 비핵화 게임에 어떤 전략으로 임할 건가

 

북핵 폐기해도 과학기술인력 있으면 2년 안에 수폭·ICBM 재건 가능
경제발전 뒤 핵무장 계산인 듯 
비핵화 원칙 합의는 어렵지 않다… 완료까지 압박 계속할 수 있나

 

동아일보

입력 2018-04-12 03:00 수정 2018-04-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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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북한 김정은의 외교는 현란하고 주도면밀하다. 북한의 핵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김정은의 번득이는 전략적 마인드와 허를 찌르는 선제적 외교의 순발력이다.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할 용의를 확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건곤일척의 담판을 벌이겠다는 자신감도 보여준다.

김정은에게 3월 25∼28일 중국 방문과 이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회담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보험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중국과의 사전 교감과 공조는 트럼프와의 담판이 파탄 나도 대북 압박 전선에서 중국을 떼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핵 문제를 북-미 간 현안으로 여기는 김정은이 굳이 남북 정상회담에 열의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여지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들여 성사시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는데도 미국의 고압적이고 무리한 요구 때문에 파탄이 났다는 그림을 만들 수 있다면 반미 감정을 부추겨 한미 공조를 와해시키고 민족 공조로 상황을 돌파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트럼프가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을 갖고 북-미 회담에 나갈 것 같다. 핵미사일 실험 중단, 핵물질 생산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배치 유예로 끝낼 딜을 시도한다면 존 볼턴이 버티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외교안보팀에 통할 수 없고 도리어 군사적 옵션을 자초할 위험성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단 비핵화 약속은 하되 최대한 시간을 벌고 핵을 포기하더라도 수지가 맞을 과도한 조건과 대가를 요구하는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수소폭탄과 이를 미국 본토까지 보낼 ICBM까지 개발한 상황에서 체제 생존의 버팀목인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것이 상식이고 합리적 판단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런 성공이 핵 포기를 더 쉽게 결단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모두 폐기하더라도 개발에 참여한 과학기술 인력만 있으면 2년 내에는 재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의 안전이 보장되고 제재 해제와 수백억 달러의 경제적 보상으로 일단 경제 발전부터 이룬 다음에도 필요하면 다시 핵 무장을 하면 된다는 계산을 김정은이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원칙과 큰 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행 로드맵 협상이 개시될 경우 북한은 필요시 핵 폐기를 지연시키거나 회피할 장치들을 로드맵 속에 심으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비핵화 완료 시한을 2년 정도로 설정하고 로드맵은 이행 소요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합의는 일괄 타결 방식으로 이뤄지더라도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조기 이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행 지연에는 불이익을 부과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경수로같이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은 배제하고 북한의 핵물질과 농축시설의 조기 폐기에 도움이 된다면 현금 지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수용하되 상호 연계할 행동을 세분하지 말고 등가성(equivalence)을 기준으로 몇 개의 행동을 그룹으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행동이 지연될 경우 다른 행동으로 대체할 여지를 부여함으로써 하나의 행동 중단이 전체 로드맵 이행을 중단시키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셋째, 검증과 비핵화 조치의 순서에 구애되지 말고 먼저 가능한 것부터 이행해야 한다. 완벽한 검증에 매달리다 핵 폐기의 지연을 초래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평화협정을 비롯한 체제 안전보장 장치의 발효는 핵 폐기 완료 시점과 일치시키되 협상은 동결과 동시에 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의 핵심이므로 양자는 분리될 수 없다.

끝으로, 제재와 압박은 북한이 비핵화의 핵심 의무를 완료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제재가 강할수록 핵 폐기는 빨라지고 약할수록 늦어지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법이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 아산정책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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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80412/895709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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