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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포럼


[시론] 김정은 신년사에 비핵화의 열쇠가 숨겨져 있다

 

입력 : 2018.01.03 03:17

 

金, 신년사에 숨긴 속내는 한·미 동맹 흔들고 시간 벌어 핵 무장 완성하겠다는 것
지금은 제재에 집중할 때… 北이 더 버티지 못하고 대화 나설 때 非核化 가능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올해 김정은의 신년사는 세 가지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미(對美) 강경 ▲대남(對南) 유화 ▲대내(對內) 제재 버티기이다. 미국과 소통을 시도하면서 우리를 철저히 무시해온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갑자기 반대로 나왔다.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면서 전례 없이 살갑다. 평창올림픽 성공까지 기원했다. 지난해 살벌한 언행을 생각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우리는 이에 감동받고 환영하고 있다.

 

세 가지 핵심 메시지에 담겨 있는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먼저 북한의 대미 강경 태도는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화성 15호 발사 후 북한은 '핵무장 완성'을 선언했다. 재진입 기술은 명확하게 증명해 보이지 못했지만 미국에 대해 북핵을 기정사실로 한 대화 가능성을 타진해 본 것이다. 이어 '핵이 자위적·평화적 조치'임을 강조했다.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처럼 잠정적 핵무장국으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타진한 것이다. 북한도 큰 기대는 안 했겠지만 미국은 단호했다. 핵무장 완성은 기술적으로 인정할 수 없고, 억제가 안 되는 국가이기 때문에 핵 보유를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핵 보유 허용은 차후 문제이고, 미국의 압박을 각오하고 서둘러 핵무장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둘째 대남 유화 메시지는 한·미 동맹과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를 흔들기 위함이다. 대북 제재는 2016년 2321호부터 지난해 2371호, 2375호, 2397호를 거치면서 본격 강화됐다. 제재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약 1년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연말부터 북한의 경제 사정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을 것이다.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을 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대북 제재를 흔들어야 핵무장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과거 햇볕정책을 악용해 어려움을 극복했던 달콤한 경험을 다시 해 보려는 것이다.

셋째 북한 입장에선 미국이 인정하는 핵무장을 완성할 때까지 제재를 버티는 것이 관건이다. 만리마운동과 같은 자력갱생을 독려하고, 개인이 보유한 외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밀무역, 해킹 등 제재 회피책을 강구하고 중국·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다.

올해는 평화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신년사에 숨어 있는 북한의 현실과 의도를 잘 읽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비핵화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먼저 지금은 대화가 아닌 제재에 집중해야 한다. 제재와 대화는 양립(兩立)이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다. 이란 핵 협상이 좋은 예다. 이란에 대한 네 번의 유엔 제재가 효과가 없자, 미국은 2011년부터 독자 제재에 나섰다. 국방수권법, 행정명령 13622호, 이란 위협 감축법을 통과시켜 경제 봉쇄 수준의 제재를 했다. 결국 이란은 견디지 못하고 2015년 7월 핵 협상에 합의했다.

생존을 위태롭게 할 제재가 선행되어야 제대로 된 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의 독자 제재가 없는 지금의 대북 제재는 이란에 대한 제재보다 훨씬 약하다. 핵 보유 동기가 이란보다 강한 북한이 이 정도로 비핵화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 북한이 버틸 여력이 있을 때 하는 대화는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 과거 무수한 협상과 대화에서 보듯 북한에 시간과 숨 돌릴 여유를 줄 뿐이다. 북한이 견디지 못해 대화에 나올 때 비핵화가 가능하다. 올해 북한은 어차피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완전한 대북 경제 봉쇄가 이루어지도록 우리가 나서야 한다.

둘째 불법 거래와 해킹 등 북한의 제재 회피 수단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일과성 남북 대화에 집착해서 제재 회피를 도와주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셋째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주변국에 대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이고 언제 쓸 것인가를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미 연합 훈련은 비핵화 검증 과정에서나

 

검토해야 할 매우 비싼 카드다. 이것을 실험 중단이나 올림픽 참가에 써 버리면 비핵화는 불가능 해진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1994년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시킨 결과가 무엇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선의와 선행이 북한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수십 년간 실패한 환상이었다. 이제는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김정은 신년사를 뜨거운 가슴이 아닌 차가운 머리로 헤아리는 것이 교훈을 실천하는 첫 걸음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2/20180102030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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