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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포럼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전 주일 대사

 

북한은 지난 7월 두 차례의 ICBM 시험발사와 9월 6차 핵실험의 성공으로 3대에 걸쳐 추구해온 핵무장 목표에 거의 다다르고 있다. 일부 기술적 문제의 극복, 실사거리 발사시험, 2차 공격능력에 필요한 탄두 확보 등이 남아 있지만 1~2년 내에 실현될 전망이다. 그러면 비핵화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는가?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편집증이 강하고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매우 힘들어졌지만 완전히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결정적 시점에 도달할수록 국제사회도 우선순위를 두어 대응한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핵무장은 정권생존·대남통일전략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종래와 같은 정권 보장 약속과 경제 유인만으로는 비핵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완성단계의 핵무장을 되돌리려면 정권생존에 영향을 줄 만한 조치밖에 없다. 둘째, 대북제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21호 전의 제재는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제한적 제재로, 중국 등이 이행에 소극적이어서 실효적이지 못했다. 최근 채택된 결의 2371·2375호는 북한 수출의 상당 부분을 봉쇄했지만, 다른 외화수입원과 석유수입이 열려 있어 북한의 전략계산을 바꾸기엔 모자라다.
 
셋째, 미국이 그간 이란핵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북핵 문제는 방관에 가까운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시간을 허비하였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북핵 문제가 엄중해짐에 따라 정부·의회·언론이 한목소리로 힘을 싣고 있다. 넷째, 중국은 아직도 북핵 해결보다 북한 안정을 우선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중국에 대한 안보 위협보다는 미·중 전략대결에 유용한 지렛대로 간주하는 인상이다. 외관상 협력하고 있으나 전면 협력에는 못 미치고 있다. 다섯째, 러시아도 중국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면서 한반도에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중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엄중한 상황에 비추어 비핵화(denuclearization)·억지(deterrence)·방어(defense)를 강화하는 3D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비핵화에는 북한에 가장 아프고 정권생존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압박·제재가 동원되어야 한다. 시장화가 진전된 북한경제를 조이는 조치를 통해 비핵화 없이는 경제생존이 불가능하여 병진정책은 허구임을 분명히 체감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해외 근로자 송출·광물자원 수출 금지와 북한경제의 생명선인 원유 공급 차단을 끈질기게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에 대한 2차 제재를 미국·일본·EU와 함께 공동 실시해야 한다. 동남아·중동·아프리카를 통한 북한의 제재 우회통로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 공조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무력 사용에 이르지 않는 한에서 군사적 압박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북한 인권문제도 국제사회에 끈질기게 제기하고 핵개발이 북한 주민생활을 어렵게 한다는 정보도 다양한 경로로 전파해야 한다. 한편 미·북이 핵동결만으로 타협할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 같은 이해의 입장인 일본과 이를 막는 협력이 필요하다. 또한 북핵 해결책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한반도 장래에 관한 미·중 간 전략적 타협 가능성에도 유의하여 우리 입장을 반영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외교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러시아와도 적극 소통함으로써 1대5의 공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억지는 한미동맹과 독자능력 배양의 2개 방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미동맹 차원에서는 조건부 전술핵 재배치·전략자산의 상시배치 등을 포함한 확장 억지의 강화·구체화를 통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공포의 균형`의 현실성, 한미 디커플링 위험에 대한 보험, 북핵 디스카운트 완화, 대중 지렛대 등 차원에서 필요하다. 한편 우리도 정밀유도폭탄, 확산탄, 무인기 등을 통해 북한 지도부·핵심 군사시설에 대한 실효적 킬체인·대량응징보복 능력을 확보하여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 방어는 북한 핵무장 완성이 가까워짐에 따라 KAMD 개발에 드는 비용·시간을 줄이기 위해 해외 구매 등 다층방어시스템을 조기 구축해야 한다. 사드 배치 논란을 끝내고, 북한의 고각발사·SLBM·EMP탄에 대처하기 위한 SM3, 이지스 어쇼어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민방위능력도 핵전 대비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

우리는 북핵을 이고 살 수도, 북핵으로 통일의 꿈을 포기할 수도 없다. 위기 상황에 당황하면 안 되지만, 위기 지속에 따른 양치기소년 현상도 안 된다. 비핵화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며 손쉬운 해결책은 없다. 긴 호흡으로 일관성 있게 실용주의로 임해야 한다. 세계 10위권 경제의 국력을 기반으로 국민적 합의와 결기로 임하면 풀지 못할 난제는 없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주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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