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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중앙 SUNDAY] 북핵 해결 기회 놓치지 말아야

 

OUTLOOK

 

핵실험 이후 비관적 전망 늘지만 사실상 핵보유국 선언 앞둔 지금이 역설적으로 해법 마련 절호의 시기

北, 안전 보장 없인 핵 포기 안해 여야·보혁 정쟁의 도구 삼지 말고 관련국과 긴밀 공조 힘 모을 때

 

 

중앙선데이

입력 2017-09-10 01:00

 

 

 

 

 

 

김천식 통일공감포럼 대표 / 전 통일부 차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응 수단으로 한반도비핵화선언을 폐기하고 전술핵 도입이나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 한편에선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니 우선 핵동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자는 얘기다.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시작부터 정권의 안전과 직결돼 있었다. 북한은 핵을 스스로 포기한 리비아 카다피 정권과 핵을 갖고 있다는 의심만으로 군사적 공격을 당한 이라크 후세인 정권의 비참한 말로(末路)를 생생하게 지켜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5일 중국 샤먼(厦門)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풀을 먹으면서도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 정권의 안전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북핵 문제 해결에 책임이 있는 국가들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회피했다. ‘폭탄 돌리기’ 게임을 20년 이상 진행해 온 셈이다. 그 사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수준이 됐고 중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한 핵보유국 지위를 잃을 수 있게 됐다. 그런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북한 핵위협의 포로가 돼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실상의 핵보유국 선언을 눈앞에 둔 현재야말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핵을 가진 북한의 위협을 관련국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장을 현실로 받아들였을 경우 발생할 동북아시아 안보 정세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는 어느 나라에도 좋은 일이 아닌 것이다.

 

심지어 북한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 개발로 인해 정권을 희생시킬 만큼 무모하거나 우둔하지 않다. 강조한 것처럼 핵 개발이 김정은 정권을 오히려 위험하게 만들거나 핵을 포기하는 게 정권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관련국들이 북한 정권의 안위를 놓고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 외교를 막 시작할 현 시점에 우리는 두 가지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먼저 북한 핵문제를 더 이상 여야나 보수·진보 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출범 100여 일이 지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한국의 역대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해 왔지만 북한은 남한의 대북 정책과는 무관하게 악착같이 모든 국력을 집중해 핵을 개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도와줬다든지, 한국 정부가 효과는 없는 압박만 계속하면서 사실상 북한 핵 개발을 방치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 정치적 발언일 뿐이다. 북한은 수십 년 동안 핵문제와 관련해 남한과 대화할 생각이 없었다. 남한 정부가 북한을 배려하고 호의적으로 대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 정책이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북한 핵문제는 기본 속성이 북한과 미국,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문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북한을 앞에 두고 정쟁만 일삼는 건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일처럼 무의미하고 소모적이다.
 
북핵의 공포를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 된다. 6차 핵실험 이후 많은 사람이 좌절하고 절망하면서 핵위협의 공포를 부추기는 분석과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핵 위협을 극대화하려는 북한의 심리전에 굴복하는 것일 뿐이다.
 
최악의 경우 북한이 핵을 실제로 사용하게 되면 그 순간 북한 정권은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 점을 김정은 정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런 속성을 간과한 채 북한 핵 위협에만 사로잡히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에 양보로 일관하거나 유화 정책에만 매달리게 되기 십상이다.
 
한국은 국제 사회와 함께 북한 핵을 억제할 다양한 수단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설사 협상이 실패했을 때의 대안도 마련돼 있다. 북한 핵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앉아서 당할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 대한민국은 더더욱 그런 나라가 아니다.

 

 

김천식 통일공감포럼 대표

전 통일부 차관 / 한반도미래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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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2192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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