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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 핵과 ICBM 무장한 北을 어떻게 할 것인가

 

6차 핵실험·ICBM 성공으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미국의 對北선제공격에 대한 한국의 거부권 상실

ICBM 배치 않는 조건으로 미, 북핵 용인할 수도 있다

“남북대화로 비핵화” 접고 한미공조로 군사적 대비를

 

동아일보

입력 2017-09-07 03:00 수정 2017-09-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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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5월 14일 화성-12형 중거리미사일 발사에서 지난 주말 6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북한이 감행해온 도발은 과감했고 그 성과는 실로 놀랍다.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5배 이상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 실험의 성공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이제 핵실험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고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와 생존성, 정밀도 향상을 위한 실험이 좀 더 필요할 뿐이다.

 

북한이 이 시점에 이런 대담한 실험을 감행한 이유는 간단하다. 핵·미사일 고도화 목표를 향해 계획된 수순과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할 나라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핵심 이해당사국들이 김정은에게 꽃놀이패를 만들어 주었고 핵·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이유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대의 압박을 통한 대화’ 전략은 실제로는 ‘불충분한 압박과 성급하고 과도한 대화 열의’로 전락하면서 군사적 위협이 신뢰성을 잃고 김정은에게 상황 주도권을 넘기게 됐다. 지난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자마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화 조건으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제시한 데 이어 13일엔 국무·국방장관 공동 명의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이를 재확인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대화 조건으로 유지해온 기존 미국 입장의 전면적 후퇴를 의미한다.

미국이 북한에 이토록 파격적으로 대화의 문턱을 낮추면서 비굴하게 대화를 구걸하면 김정은은 ICBM의 위력 앞에 미국이 드디어 굴복하고 먼저 손을 내민다고 여기고 미국을 우습게 보기 시작한다. 핵·미사일 개발 완료에 필요한 실험을 모두 마치고 대화에 나가더라도 미국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고, 미국을 공격할 핵·미사일로 완벽하게 무장한 후 협상에 나가야 작은 양보로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계산할 것이다. 중국도 비핵화보다 북한 체제의 안정을 더 중시하는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이 가혹한 추가 제재를 결의하려고 해도 막아줄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에게 핵·미사일 실험은 고위험 고수익을 노린 이성적 도박이다.

북한의 ICBM 성공과 6차 핵실험으로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한국의 거부권 상실이다. 북한이 수소폭탄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갖추면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기 전에 우리와 형식적인 상의는 하더라도 군사적 대비를 위한 일방적 통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할수록 이를 되돌리기는 그만큼 어려워지고 비핵화 대신 핵 동결로 딜(deal)이 이루어질 위험성도 커진다. 동결이란 미국을 공격할 ICBM을 배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북한이 한국 일본 괌까지 공격할 핵·미사일을 계속 보유하도록 허용하는 것인데 동결 상태가 고착화하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고 사실상 정당화시켜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국과 일본으로서는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동맹을 배신하는 행위이고 미국 우선주의가 초래할 안보 재앙이다.

비핵화 목표가 더 멀어졌지만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북한에 핵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뿐이므로 체제 존속을 위협할 수준의 경제봉쇄를 단행할 수 있다면 북한이 전략적 셈법을 바꿀 가능성은 남아 있다.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과 석유 금수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모든 경제적 압박 수단과 대만 카드까지 동원할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경제봉쇄가 신뢰성 있는 군사적 옵션으로 뒷받침돼야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북한의 운명을 좌우할 비핵화를 남북 대화를 통해 풀어보겠다는 초현실적이고 순진한 발상은 버리고 우리 정부도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평화지상주의와 전쟁공포증은 패배주의만 조장하고 코리아 패싱을 자초한다. 우리의 발언권은 북한에 가장 소중한 것을 주거나 박탈할 능력과 이를 사용할 의지, 그리고 이를 가진 나라를 움직일 외교력에 의해 결정된다. 한미 공조가 중요한 이유다.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거부하고 막아낼 완벽한 군사적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3중의 미사일 방어망을 최단 시일 내에 확충해야 한다. 사드 발사대 4기의 배치를 완료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까지 완벽히 방어할 2, 3개 포대의 추가 배치가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 아산정책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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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907/862066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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