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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 脫원전은 에너지안보 외면한 정책

 

에너지 90% 수입하는 한국서 에너지안보는 국가안보와 직결
美中분쟁에 수송로 봉쇄될 경우, 한국경제 버팀목은 원전일 것

프랑스는 원전 비중 75% 이상… 영국·일본도 원전 늘리는데 대통령은 뭘 믿고 포기할 참인가
 

 

동아일보

입력 2017-07-13 03:00 수정 2017-07-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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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지난달 19일 고리 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탈(脫)원전 정책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혁명적 전환을 의미한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지당하고 오히려 만시지탄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목표를 탈원전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발상은 단편적이고 왜곡된 지식과 편견을 바탕으로 내린 성급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원전 찬반 논란은 안전성 경제성과 함께 환경 차원의 득실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으나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이 공히 놓치는 이보다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바로 에너지안보에 미칠 영향이다.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의 가장 큰 문제도 에너지안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다는 데 있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 에너지안보는 바로 국가 안보다. 수입 에너지의 대부분은 걸프만의 호르무즈해협,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놓인 믈라카해협, 남중국해를 통해 들여오는데 그중 한 군데만 막혀도 우리 경제의 생명선이 위태로워진다.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과 항해의 자유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무력충돌로 비화할 개연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반면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나 원전의 안전을 위협할 강도의 지진은 공포영화의 소재로 삼을 순 있어도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국제 분쟁으로 해상수송로가 봉쇄될 경우 원전은 전력대란에서 우리 경제를 지켜줄 최후의 버팀목이다. 원자력이 발전원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나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경제논리를 떠나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이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

프랑스가 전력 공급에서 원전 비중을 75% 이상으로 늘린 것도 값싼 전력 공급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국가의 경제적 사활을 중동 산유국의 횡포에 맡길 수 없다는 전략적 결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프랑스보다 부존자원이 더 빈약하고 에너지안보가 취약한 대한민국이 무엇을 믿고 원전을 포기한단 말인가?

대통령이 국민 안전을 원전이 위협한다는 근거로 제시한 지진의 위험성과 후쿠시마 사고 사망자 수 등은 대부분 괴담 수준의 왜곡되고 과장된 것들로 반(反)원전 시민·환경단체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원자력을 ‘핵’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원자력의 공포감과 혐오감을 확산하기 위한 반원전 단체들의 의도다.

근거 없는 원전 공포심을 앞장서서 조성하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환경운동의 발상지이고 그린피스의 본부가 있는 영국도 13기의 원전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고, 크고 작은 지진이 빈발하는 일본도 원전 재가동에 들어가고 있다. 우리보다 부유하고 안전을 더 중시하는 선진국에서도 고리 1호기와 같은 원전을 60년까지 수명을 연장해 가동하고 있다.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성장에 원자력보다 신재생에너지와 LNG가 유리하다는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 전력 생산에서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의 비중을 20%로 늘리려면 엄청난 면적의 농지나 산지를 훼손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바람이나 햇빛이 있을 때만 전기를 생산하는 간헐(間歇)전력이 원전이나 화력 발전을 대체할 수도 없다. 풍력과 태양광으로 발전할 수 없을 때 가동할 설비를 이중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LNG 발전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 발전의 55%에 달한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전을 줄이고 LNG를 확대하는 것은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국제적 의무 이행에도 역행한다.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 경제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춰 그나마 잘나가는 원자력산업에 사망선고를 내리고 일자리 수만 개를 빼앗을 결정은 시간에 쫓기듯 서두를 필요가 없다.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를 중단해 2조6000억 원의 투자비와 보상금을 날리는 것도 졸속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중장기 전력수급계획의 수립은 에너지안보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국민 안전, 환경보호,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저부하(base load)를 담당할 원자력과 석탄 발전, 첨두부하(peak load)를 담당할 LNG 발전, 신재생에너지의 몫을 조합하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 결정의 법적 절차적 정당성도 중요하나 그 과정에서 놓친 고려 사안이나 판단 근거에 오류가 없는지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이 우선이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 아산정책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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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713/8533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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