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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포럼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전 주일 대사

 

 

북한은 작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관망 자세를 버리고 2월 12일 중거리 전략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면서 탐지 회피와 ICBM 개발 측면에서 큰 기술 진전을 보였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핵물질 보유량을 상향 조정하고 핵탄두 보유추정치도 크게 높였다.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의 창은 빨리 닫히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북한은 2020년경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3년 내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합의와 실질적 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핵화는 물 건너간다. 우리에게 기회는 사실상 한 번밖에 남지 않은 셈이며, 이를 놓치면 우리는 북한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

 

사반세기에 걸친 북핵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은 관련국들이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고 상충하는 지정학적 이해관계 틈새를 북한이 활용하게 한 데 있다. 미국은 북핵 해결을 최우선 외교과제로 삼지 않았고 충분한 외교자산을 투입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중 전략대결 관점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우선해 비핵화에 필요한 제재·압력에 협력하지 않았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에 더 힘을 쏟았고, 러시아도 중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평양에 숨통을 터줬다. 물론 우리도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하지 못했고 확고한 주인의식으로 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크게 세 방향에서 북핵 문제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북한의 핵무장 동기는 김씨 세습체제 유지에 있다. 따라서 핵무기가 김정은 정권의 목숨줄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을 깨닫게 해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대북제재는 실효성이 떨어졌고, 가장 강력한 안보리 결의 2321호도 이란 핵합의를 가져온 수준의 제재에 못 미친다. 김정은 정권 생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강력한 제재·압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전제로 무역, 금융, 해운, 항공, 보험, 인권 등에서 이란 제재를 넘어서는 포괄적 전방위 제재 조치를 촘촘히 실행해야 한다.

둘째, 대북 제재·압력이 실효적으로 작동하는 데는 중국의 적극적 동참이 필수다. 북·중 국경에 구멍이 뚫린 채로는 제재가 별 의미가 없으므로, 미국의 2차 제재가 꼭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북핵 방관 비용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넘어서게 해 중국의 북핵 셈법도 바꿔야 한다. 김정남 암살 같은 북한 정권의 비이성적 성격을 감안할 때 북한 핵무기는 중국으로도 향할 수 있고, 북한 핵무장은 동북아 핵도미노로 대만의 핵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또한 중국의 북한 붕괴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제재·압력이 진정한 북핵 교섭을 위한 것으로, 북한의 `정권 변경`을 의도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한·미·중 전략대화를 통해 한국 통일 후 주한미군의 북한지역 불배치 등 한국 통일이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설득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북핵 해결까지의 한시적 방위조치임을 확인해 이로 인한 북핵 공조 이완을 막을 필요가 있다.

셋째,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를 미국의 최우선 외교안보과제로 삼도록 해야 한다. 최근 미국 하원의 초당파적 결의 채택과 잦아진 선제공격 필요성 제기에서 보듯 미국 조야에서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핵해법이 마련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략적 인내`의 시기는 끝났다. 미국이 얼마나 강한 압박을 구사한 해결책을 추구할지 미지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실천 의지, 한일과의 동맹 중시, 대중국 압박 의지, 사업가로서의 능숙한 교섭 경험 등은 긍정적 요소다.

 

초기 트럼프 정부의 난맥상, 즉흥성으로 인한 전략적 사고의 부재, 대중관계에서 북핵 문제의 우선순위, 국내 정치 우선의 정치 전략가들과 대외 요소 중시의 국무부·국방부 간 대립 등 불확실한 요소도 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실효적이고 지속적인 대북 압박을 조성하면서 미국·일본과 긴밀한 협조하에 정교한 해결책을 만들고 중국·러시아를 동참시켜 5대1의 확고한 공조체제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야 한다. 북한 핵무장은 남북 군사력 균형을 무너뜨리고, 북한의 핵공갈을 허용하며, 한반도 통일도 멀어지게 하는 한반도의 `중대 전환점 (game changer)` 이다. 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정치 공백을 넘어 초당적 자세로 결연히 임해야 할 때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주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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